
저는 화를 잘 내고 소리도 마구 지르는 엄마입니다. 남편은 화를 잘 안 내며 장난이 많은 타입입니다.
아이들 관련 해서는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은 저의 육아 방법이나 방침에 대부분 큰 참견을 하지 않습니다.
저는 의도적으로 남편이 아이들에게 한 말이 있다면 가능한한 장난이 아닌한, 아빠 말을 들으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아빠가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했다면, 아이에게 상황을 물어보지 않습니다. “아빠가 잘못했다고 한다면, 네가 잘못한거야.” 라고 말합니다.
아이들끼리 서로서로 누가누가 잘못했고,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할 때는 큰 아이, 작은 아이 둘다 들으려고 합니다. 안될 때도 많습니다. 쪼르르 달려와서 이르는 둘째 아이 이야기를 더 듣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빠가 화를 내거나 정색을 할 때는 저는 아빠 편을 듭니다.
상황 파악은 나중입니다. 아빠가 화를 냈다면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갑자기 방에서 아빠의 큰 소리가 납니다.
“#^%&^$$$^&(&%”
“!#$%&^*)(^$(*&^” (욕이 아니고, 무슨 대화 였는지 못 들은 부분입니다.)
“손들어.”
“싫어”
를 서로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기전까지 계속 손들고 있어.”
아빠가 화가 단단히 난 것입니다. 제가 들어가서 중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가 팔이 꽤 아플 타이밍입니다.
들어가서 아이에게
“왜 그래? 뭐라고 했는데 아빠가 화를 냈어?”
아빠는 아빠대로 화가 나서 이야기 합니다.
“아까 했던 얘기 고대로 엄마에게 얘기 해봐.”
아이가 대답을 안합니다. 말을 하면 저에게도 혼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궁금하기도 하고, 오래 손을 들고 있던 아이 손 내리게 하고는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여기서 제가 공수표를 날립니다. 잘못의 시작이었습니다.
“엄마는 아무 말도 안할 께. 아빠에게 잘못했다고 이야기해.”
라며 은근슬쩍 아이 손을 내려 주었습니다.
잘못했다고 말할 때는 손을 내리고 말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아빠는 화난 상태라 다시 손을 들라고 성화이고, 아이는 아이대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통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저는 그대로 방을 나가려고 했더니, 아이가 가지 말라며 화를 냅니다.
아빠도 화를 풀어줄 것 같지 않고, 팔은 아프고, 엄마에게 이야기하면 엄마에게도 혼날 것 같으니 이야기하기는 싫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이야기를 한 아이에게,
“그건 니가 잘못했네.”
한마디로 넘어가면 될 것을..
기어코 미사여구를 붙여 장황설을 시작합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울음이 터집니다.
욕은 아니었지만, 들으면 기분 나쁜 말을 했고, 농담이라고 이야기하며, 아빠에게 한 말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이고, 잘못했다고 말도 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빠는 단호했습니다.
다음날, 남편이 해준 말에 의하면, 말을 뱉어 내고, 혼날 것 같으니 농담이다, 아빠에게 한말이 아니라 동생에게 한 혼잣말이다 라는 말을 했다는 겁니다. 화가 나서 누가 농담을 하냐면서 말을 함부로 한게 맞다고 저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말하면 그거에 대해 엄마는 더 말 안한다며”
를 외치며 아이는 삐졌습니다. 제가 상황도 모르고 공수표를 날렸는데, 그러면 안됐던 겁니다.
더 이상 잔소리를 안겠다는 말을 뱉었다면 그거라도 지켰어야 했는데, 지키지 못했습니다.
아이의 아픈 팔을 내려줄 생각만 했던 저는 적절한 훈육 대신 아이가 안쓰럽다는 감정만 가득 가지고 아이를 대했습니다. 이건 제 감정만 앞세운 결과입니다. 아이를 위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훈육은 아이를 중심으로 생각했어야 했는데, 저는 저의 감정을 중심으로 사건을 풀려 하니 꼬이기만 했습니다.
저의 훈육은 실패했습니다. 저는 계속 말을 바꾸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직은 사춘기가 아니라 다행입니다.
사춘기였으면 저에게 다음 기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저에게 말을 바꾸지 않고 훈육하는 엄마가 될 기회가 남아 있을 겁니다.
아이는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을까요? 아니면 엄마가 양치기 소년처럼 계속 말을 바꾸어 속상한 마음만 가득할까요?